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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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부터 편지를 받는다면, 그래서 미래를 바꾼다면 그리고 그들의 운명은?미래의 과학도시는 지금의 현실과 과연 다를까??한국일보문학상과 현진건문학상 수상작가인 하창수의 장편소설 『미로』는 미래 2041년을 배경으로 하는 뉴사이언스 소설이다. 2041년은 군사력과 경제력을 기반으로 한 미국과 유럽 강대국들의 주도 하에 전 세계가 통합되었고, 한반도는 상호 경제개방이 이루어져 실질적인 통일이 이루어진 상태로 그렸다. 배경은 북한 강원도 북부에 위치한 원산으로 첨단 과학 도시로 설정하였다. 주인공 미로는 세계적 우주산업체 슈퍼퓨처사 산하의 스피릿 필드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스물다섯 살의 엔지니어다. 슈퍼퓨처사는 세계적 우주산업체로 수년간 모픽 필드, 즉 ‘물질의 생성에 필요한 에너지의 장’을 연구하는 데 막대한 금액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하자, 한때 심각한 정신장애를 유발하는 부작용으로 폐기 처분됐던 ‘ADM’을 새로운 수익창출 아이템으로 적극 추진한다. 미로는 연합정부 정보국의 교육정보통신담당관 써니라는 여자를 만나면서 의도치 않게 아버지의 숨겨진 죽음과 메일의 진실에 가까워지고, 그럴수록 더욱 혼란 속으로 빠져든다. 결국 미로는 아버지가 개발한, 죽은 사람의 혼령과 만날 수 있는 장치인 ADM을 통해 죽은 아버지를 직접 만나려 하는데 …….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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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등장인물 관계도 등장인물 소개 소설 배경 소개 프롤로그 미로 마리 닥터 클린워스 야다브 쿠마르 데일 볼룸 유리 미로의 독백 에필로그
판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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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지은이_하창수2019년 4월 10일 1판 1쇄 발행펴낸이_황재성·허혜순책임편집_박지원디자인_color of dream펴낸곳_도서출판연금술사 (04030)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36신고번호 제2012-000255호 신고일자 2012년 3월 20일전화 02-323-1762 팩스 02-323-1715이메일 alchemistpub@naver.com www.facebook.com/alchemistbooks ISBN 979-11-86686-41-6 05810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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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이자 번역가. 1987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청산유감」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1991년 장편소설 『돌아서지 않는 사람들』로 한국일보문학상, 2017년 단편 「철길 위의 소설가」로 현진건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지금부터 시작인 이야기』 『수선화를 꺾다』 『서른 개의 문을 지나온 사람』 『달의 연대기』, 장편소설 『천국에서 돌아오다』 『그들의 나라』 『함정』 『1987』 『봄을 잃다』 『미로』, 작가 이외수와의 대담집 3부작 『먼지에서 우주까지』 『마음에서 마음으로』 『뚝,』 등을 출간했다. 옮긴 책으로는 『허버트 조지 웰스』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킴』 『소원의 집』 『마술 가게』 『친구 중의 친구』 『당신에게 사랑할 용기가 있는가』 『어떤 행복』 『과학의 망상』 『답을 찾고 싶을 때 꺼내 보는 1000개의 지혜』 『바람 속으로』 『당신을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아요』 등이 있다.
요약.본문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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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일은 시간 위에서 일어나고, 어느 한 지점에서 우뚝 멈춰버린다. 그 멈춤을 우리는 죽음이라 말한다. 이 생각은 과연 옳을까? 죽음은 삶의 끝일까?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죽음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답은 없다. 명확한 답은커녕 비슷한 답조차 찾기 어렵다. 시간과 죽음은 아무리 궁리해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와 같다. 분명히 꿈을 꾸었는데, 꾸었다는 사실을 물리적으로 증명해낼 수가 없다. 그것은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는 물, 꺾으려 해도 꺾이지 않는 바람, 출구가 존재하지 않는 미로와 같다. 소설 『미로』는 시간과 죽음이 만들어놓은 출구 없는 미로 속으로 들어간, ‘미로’라는 이름을 가진 스물다섯 살 청년의 이야기다. ---「작가의 말」중에서그렇게 묵은 시계가 가고 새로운 시계가 왔다. 하지만 변한 건 없다. 선반 위에 새로운 시계가 놓인 것은 변화가 아니다. 며칠 전에 하얀색 종이시계 자리에 바다 빛깔의 푸른색 종이시계가 있었다는 걸 기억하는가. 그때도 당신은 푸른색 종이시계를 왁살스럽게 구겨버렸다. 계속 이런 식이다. 앞으로 며칠 뒤에 또, 회갈색 종이시계 대신 다른 색의 종이시계가 그 자리에 놓이게 될 것이다. 이처럼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중요한 것은 오늘이 2041년 11월 1일이라는 사실이다. --- p.25삶이란 우연의 축적이다. 그 축적된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하면 필연이 된다. 그러나 필연이 되기 전, 우연으로 인식될 뿐인 삶에서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아내의 죽음과 어린 아들에 대한 사랑이 물리학자를 소설가로 변신하게 했듯이 말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렇듯, 필연의 물길을 따라 흐른다면 억지스러움은 자연스럽게 지워진다. 우연을 견디고 견디면 결국 필연이 승리자가 된다. 만약 그가 아내의 죽음이 가져다준 슬픔에 매몰되었다면 우연을 견디고 견디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 p.61안타깝게도 인간에겐 자의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 ‘방법 없음’은 마치 누군가가, 가령 절대적인 힘을 지닌 능력자가 인간으로 하여금 되돌아갈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즉 직진성의 감옥에 가두어놓기 위해 그렇게 설계한 것처럼 정교하고 완벽하다. 그러나 다행인지, 그 능력자의 실수인지, 인간이면 누구나 시간을 거슬러 갈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주어진다. 바로 죽음이다. 죽음은 자신의 삶으로 되돌아가는, 경험을 경험하기 위해 출발하는 스타트라인이다. --- p.131가끔은 뻔뻔스러운 인간도 눈물 나도록 인생이 애처로울 때가 있다. 넌덜머리가 난다고 해야 옳겠지만. 한쪽 마음속에 숭고한 정신이 들어 있는 건 어쩔 수 없다.세 번 정도, 신을 만난 적이 있다. 신이 아닐 수도 있지만, 여하튼 어떤 식으로 표현해도 상관없다. 그건, 인간을 인간이라고 표현하지 않거나, 고양이를 고양이라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과는 다르다. 완전히 상대적인 존재니까. 여기서만큼은 그저 신이라고 해두자. 처음에 ‘신’을 만났을 때 알아보지 못했다. 다시 만났을 때 그때서야 그것이 ‘신’이었구나, 하고 확신했다. 그러니까 두 번째 만났을 때 비로소 ‘신’과 제대로 맞닥뜨렸다. 하지만 볼 수는 없었다. 실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형체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뜻이다. --- p.205모든 것이 존재하고 모든 것이 가능한 곳은 항상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어요. 모든 것이 존재한다는 건 쓸데없는 것도 존재한다는 것이고,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건, 해서는 안 되는 것도 가능하다는 얘기죠. 서울을 자유구역으로 만든다는 건 그런 곳으로 만드는 거죠. 아니, 이미 만들어져 있어서 유지하려는 거죠. 아닙니까? --- p.239‘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뭘까? 인간은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일까?’ 이런 질문들은 오래전 시작되었다. 그리고 인간은 신화를 만들어 그 안에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담아두었다. 그 중에는 아주 그럴듯한 답도 있었다. 어느 날, 신은 궁금해졌다. ‘내게는 왜 생명이란 게 없을까?’ 신이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자신의 생명과 비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없어서였다. 바로 죽음이었다. 자신이 살아 있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는 죽음이 필요했다. 그렇다고 신이 자신에게 죽음을 부여할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신이 만든 것이 인간이었다. 영원히 살 거라고 믿는 인간이 어느 날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신은 비로소 자신의 생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화는 때로 사실보다 강하고 자극적이다. 그리고 때로 냉혹할 정도로 현명하다. --- p.275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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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2041년, 14년 전에 보낸 메일이 도착했다시간을 넘어 찾아온 죽은 아버지의 유작 소설!믿을 수 없는 소설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다주인공 미로는 죽은 아버지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는다. 아버지는 물리학자이면서 ‘닥터 클린워스’라는 필명으로 과학소설을 쓰는 베스트셀러 작가였으며 14년 전에 독살로 의심되는 죽임을 당했다. 메일에 첨부된 아버지의 유작 소설을 읽은 미로는 소설 속 이야기가 하나둘씩 현실로 나타나는 걸 알고 경악한다. 죽은 아버지는 메일 속 소설을 통해 아들 미로에게 무엇을 알려주려는 것일까? 그렇다면 소설을 쓴 아버지는 예언자였을까? 왜 메일은 14년 후에 아들 미로가 볼 수 있도록 한 것일까? 기억은 과연 뇌에 저장되는 걸까?어딘가에 보관된 기억을 받아들이는 장치는 아닐까?소설 『미로』는 시간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자 죽음의 비밀을 탐문하는 소설이다소설 『미로』를 통해 미래의 첨단 과학도시에 살고 있는 인간을 이야기했다. “기억은 참 미묘하다. 사실 기억이 미묘하기보다는 기억의 시스템, 즉 기억과 망각 사이에 놓인 ‘다리’가 더 미묘하다. 그 다리는 왜 한 번 건너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걸까. 그리고 어떤 것은 왜 다시 돌려보내는 걸까 ? 그것이 미묘하다. 한 번쯤 이런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기억과 망각 사이에 놓인 다리를 건너갔던 뭔가가 다시 돌아왔을 때, 돌아온 그것을 과연 예전의 바로 그 ‘기억’이라고 할 수 있는가? 비유를 들어 설명하자면, 당신이 사랑한 사람이 어느 날 당신을 떠났다. 대부분 떠나간 그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사람이 당신에게로 돌아왔다. 이때, 당신에게 돌아온 그 사람은 당신을 떠나기 전의 그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