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동심을 찾아서
동심을 찾아서
  • ISBN
    979-11-85448-58-9 (03810)
  • 저자
    저자 : 박동조
  • 제본형식
    종이책 - 무선제본
  • 형태 및 본문언어
    240 / 152*210 / 한국어
  • 가격정보
    12,000원
  • 발행(예정)일
    2019.11.22
  • 납본여부
    미납본
  • 발행처
    수필세계사 - 홈페이지 바로가기
  • 키워드
    박동조, 박동조수필집, 에세이울산, 수필세계사
  • DOI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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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필가 박동조의 두번째 수필집이다.동심으로 떠나는 시간여행을 담은 수필집으로서 유년시절의 추억담 중심의 산문집이다.사라진 것, 잊혀진 것들에 대한 그리운 시선이 담겨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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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머리에제 1 부 날고 싶은 아이날고 싶은 아이맏딸일곱 살 여름 일기눈깔사탕돈맹뒤늦은 사죄밀주주먹을 쥐다거짓말워리애장산제 2 부 오래된 이야기오래된 이야기어떤 사춘기달밤고자질그 겨울의 전쟁닭 도둑불이야새끼돼지 일곱 마리계사당번아이들과 군인아저씨점심시간소와 나제 3 부물소리물소리며느리 자랑케렌시아청복짝퉁 얼굴똥간갤러리목각장이의 유토피아자가수표손녀와 할아버지비눗방울제 4 부 불빛불빛디디티 고考제 눈잔인한 봄날이별 준비영혼 없는 말심야버스 풍경말 눈가리개마수귀뚜라미 장가보내기보릿고개와 헬조선목도리 도마뱀
판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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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을 찾아서ⓒ 박동조 2019인쇄일│2019년 11월 15일발행일│2019년 11월 22일지은이│박동조발행인│이유희편집인│이숙희발행처│수필세계사인쇄처│중외출판사 출판등록 2011. 2. 16(제2011-000007호)41958 대구광역시 중구 명륜로 23길 2TEL (053)746-4321 FAX (053)792-8181E-mail / essaynara@hanmail.net 값 12,000원ISBN 본 도서는 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울산광역시, 울산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특성화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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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조 약력박동조는 경남 함양 출생이다2013년 계간 《수필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하였고, 제5회 〈천강문학상〉 수필부문 대상 수상하였으며, 201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금으로 작품집 『거미』를 출간했다 한국문인협회, 에세이울산문학회, 수필세계작가회, 한국에세이포럼 회원이다.
요약.본문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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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날로 떠나는 시간 여행지난해 가을 즈음 고향에 갔을 때였다. 그날따라 공기에는 미세먼지 한 점 끼어있지 않았다. 밤이 되자 하늘에는 별이 총총했다. 놀랍게도 어릴 때 본 별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어떤 별은 밝게 빛나고 어떤 별은 흐릿한 것까지 어린 날에 본 밤하늘과 똑같았다. 그날 밤, 별들로 수가 놓인 하늘을 보고도 무덤덤하게 서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별을 세며 가슴 설레고, 살랑거리는 미풍에 감정이 춤을 추던 나는 어디로 사라지고, 나뭇등걸이 된 내가 서 있었다. 어떻게, 어릴 적 그대로인 하늘을 보고도 아무런 감동이 일지 않는지 도무지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곧 순전한 자아를 잃어버린 까닭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글을 쓰는 내게 메마른 감성은 말기 암 선고나 다름없었다. 그때 내린 처방이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는 것이었다. 이 책의 전반부는 잃어버린 나를 찾아 떠난 시간 여행에서 건져온 어린 날의 내가 겪은 일화들이다. 할머니가 되어 바라보는 어린 시절 내 모습은 우습고도 진지하다. 사실에 치중하여 기술하다 보니 문학의 덕목에서 한참 멀어지고 말았다. 깜냥이 허술한 탓이다. 굳이 변명하자면 어린 날의 자취를 따라가는 글쓰기는 주제나 구성, 은유나 상징을 대입할 여지가 없었다. 60년도 더 지난 이야기여서 책으로 엮을지 많이 망설였다. 문학성과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주위 분들의 만류도 있었다. 주저하고 재다가 많은 이야기를 옮겨오지 못했다. 후반부는 문예지에 기고한 글들을 모았다. 옛날과 현재가 혼재된 내용이 대부분이다. 어린 날의 나와 지금의 내가 연결되어 읽힐 수 있을지 의문이다.그래도 책으로 엮으려고 용기를 낸 것은 나만의 얘기가 아닐 거라는 믿음에서다. 내가 어렸을 당시의 시골 어린이들은 소먹이고, 꼴 베고, 동생 보는 일을 당연히 해야 하는 제 일인 줄 알았다. 이제는 백발이 성성해진 시간 속에 서 있을 그분들께 이 글을 바친다. 나의 기억이 그분들을 위로하는 추억을 부르는 마중물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2019년 시월에박 동 조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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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수필을 떠나지 못하는가 누구는 수필을 사랑해서 쓴다고 하고 누구는 행복해서 쓴다고 한다. 나는 어떤가? 사랑이 넘치는 마음으로 쓴 적이 있는가? 쓰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있는가? 그런 시간이 있기는 했다. 아직 수필의 얼굴을 모를 때였다. 눈뜨지 못한 강아지가 냄새만으로 어미의 품속을 알아보듯 체화된 언어의 냄새로만 문학의 얼굴을 짐작했다. 살아온 내력이 주저리주저리 담긴 글, 손길 가는 대로 알록달록한 언어로 문장을 엮은 글이 다 수필인 줄 알았다. 내가 쓰는 글이 일기인지 수기인지 갈래도 모르고 썼다. 주제는 머리에 없었다. 구성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독자는 오로지 나 하나여서 내 마음에 들게 쓰면 그만이었다. 지나온 삶의 궤적을 더듬다 눈물을 쏟거나, 어려움을 극복한 스스로가 장해서 흐뭇한 미소를 지을 때도 있었다. 마음에 드는 문장 하나를 만들면 나 혼자서 우쭐하기도 했다. 내가 쓴 글을 다른 이가 읽게 되면서 고민이 시작되었다. 남에게 보이는 글이 되기 위해서는 갖출 요건이 한둘이 아니었다. 하나의 완성된 수필이 되기 위해서는 주춧돌이, 기둥이, 지붕이 필요했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은 글자로 짓는 건축물이었다.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무수한 이론은 나를 주눅 들게 했다. 독자를 붙잡을 서두의 미끼는 쉬 만들어지지 않았고, 어떻게 전개를 해야 참신하고 놀라우며 흥미로운 글이 되는지 알 수 없었다. 글을 시작할 때는 서울을 가려고 나선 길이 걸핏하면 삼천포로 빠져 갈팡거렸다. 기껏, 여운 있는 끝맺음을 위해 잠 못 이루며 방향을 수정한 글이 아침에 읽으면 맹탕일 때는 하늘이 노랬다. 다행스레 내게는 ‘그’가 있었다. 그 사람이 겪은 고통과 절망이 그리고 병고로 비롯된 여러 얘기가 글을 쓰게 하는 동력이 되었다. 분노를 삭이며 만든 그의 조각이 내가 쓴 수필이라는 그릇에 담길 때도 있었고, 내가 쓴 글이 그의 조각으로 재탄생할 때도 있었다. 그는 내게 지팡이 같은 존재였다. 주저하고 절망하는 나를 어르고 달래 글을 쓰게 했다. 종래는 두려움을 떨치고 책을 묶게 했다. 책 한 권을 엮고 나자 내 안에 있는 감성은 바닥이 났다. 진액이 빠져나간 메마른 가슴으로 글을 쓴다는 건 불가능했다. 다시는 글을 쓰지 못할 것 같았다. 써야 한다는 의무감의 무게에 이끌려 책상 앞에 앉으면 생각만 오락가락할 뿐 문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안 쓴다고 뭐라고 할 사람도, 내 글을 눈 빠지게 기다리는 독자도 없는데 빚진 사람처럼 마음이 불편했다. 그나마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동안은 마음의 불편을 잊을 수 있었다. 문제는 공부하기 싫은 아이가 책상 앞에 앉아 교과서로 가리고 만화를 읽듯, 컴퓨터 모니터에 제목 하나 달랑 적어놓고 하릴없이 인터넷을 뒤적이고 카페를 들락거리는 내 모습이었다. 내게 수필은 무엇일까? 왜 수필에 목을 다는가? 고행이라 하면서 왜 꾸역꾸역 쓰려고 하는가? 행복해서 쓰는 것도 아니라면서, 사랑해서 쓰는 건 더더구나 아니라면서 왜 수필을 쓰려고 안달하는가? 자문해 본다. ‘운명이라서, 내 발로 찾아든 덫이라서, 내가 존재하는 이유라서.’ 수필을 쓴다. 어릴 적, 수필가가 되겠다는 꿈을 꾼 기억이 없다. 문학의 열렬한 소비자였던 내가 때늦은 나이에 독자를 기다리며 글을 쓰는 모습은 ‘운명’이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문자 한 줄이라도 정확하게 쓰고자 찾아간 글쓰기 교실에서 족쇄 같은 수필을 만나게 될 줄 그때는 몰랐다. 수필에서 벗어난들 갈 곳이 없다. 문학은 내게 숨을 쉬게 하는 마지막 이유이며, 언제나 머물러도 되는 유일한 공간이다. 그래서 나는 문학을 떠나지 못한다. 피 흘리는 심정으로 글을 쓰면 누구에게나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글, 곡진한 삶에 한 줄기 미풍처럼 위로가 되는 수필 한 편 건질지 누가 아느냐고 오늘도 꾸역꾸역 모니터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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