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뒷모습에 반하다 - 박미정 수필집
뒷모습에 반하다
  • ISBN
    979-11-5854-203-0 (03810)
  • 저자
    지은이: 박미정
  • 제본형식
    종이책 - 무선제본
  • 형태 및 본문언어
    216 p. / 한국어
  • 가격정보
    12,000원
  • 발행(예정)일
    2019.11.25
  • 납본여부
    납본완료
  • 발행처
    학이사
  • 키워드
    억새는 홀로 울지 않는다;박미정;뒷모습에 반하다;에세이 아카데미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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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수필 몇 편을 묶는다. 『억새는 홀로 울지 않는다』 에 이어 3년만이다. 스승은 나의 글쓰기 습관을 ‘설사하듯이 쓴다’고 하셨는데,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일 터이다. 그러나 그 또한 나의 성정인 걸 어쩌겠는가. 나름 나는 그동안 수필에 올인했다. 내 삶에 어느 한 구석 수필을 안 묻힌 적이 없었다. 계산도 없이, 따지지도 않고 그냥 운명처럼 몸에 붙이고 살았다. 이번 수필집에서는 서정과 서사, 사회참여와 기행수필로 분류해서 묶었다. 퇴고를 거듭하면서 주저앉고 싶은 절망에 사로잡힐 때도 많았다. 1집보다 좋아진 글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강박관념에 가까웠다. 넓게 봄과 깊게 파고듦은 나에게 영원한 숙제이다. 사고의 근육을 키우려 나름 노력했지만 글과 접목되지 못함이 못내 아쉽고 부끄럽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북극성을 바라보며 늘 그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는 사람은 북극성 가까이에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고 위로했는데 그 말을 믿고 싶다.수필집 『뒷모습에 반하다』에서는 간간히 짧은 수필이 눈에 띄일 것이다. 1집 이후 개인적으로 짧은 글의 매력에 빠져 든 결과이다. 어릴 적, 어머니는 바느질을 손에서 놓지 않으셨다. 가끔씩은 어린 내 옷도 만드셨는데, 작은 옷이 바느질하기가 더 까다롭다고 말씀하셨다. 옷이 작다고 큰 옷에 있는 단추를 안 달 수도 없었으리라. 나도 이제 그 작은 옷에 예쁜 리본도 달며 서툰 걸음마를 시작하려고 한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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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_ 처음처음 매화 산책로의 아침어머니의 새벽샌들과 초콜릿장독공범파옥초빈집동산에 올라규화목구름리본잎새 하나연못이 있는 풍경들고양이의 행진뒷 모습에 반하다관곡지에서2부 _ 장마장마환승입니다첫차를 타고사람도 풍경이다동자꽃낚시터에서예스예스 드라이브모텔고추가 왜 이렇게 커요두껍하니 괜찮다누드 돼지성난 황소착각은 자유찜질방 풍경정말 싫은 것신명난 탈출호박에 줄 긋기선녀와 나뭇꾼3부 _ 도서관 풍경도서관 풍경커피 이야기주저리주저리송나, 내 손을 잡아요바나나 두 박스명복을 빕니다치킨집에서각개훈련박스 할머니벼럭민들레 홀씨되어콩국수 한 그릇자운영 필 무렵수박 한 통막창 한 바가지난로가 있는 풍경김장하는 날4부 _ 나도 양귀비나도 양귀비성 밖 숲여수 밤바다짚 와이어 체험독도사랑용궁속으로바나산에서블라디보스토크투본강의 뱃사공삿뽀로의 밤거리북해도의 갈매기상해 주가각에서시클로를 타고예원에 가다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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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필로 등단한국수필가협회, 대구문인협회, 대구수필가협회, 에세이 아카데미 회원수필집 『억새는 홀로 울지 않는다』
요약.본문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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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에 반하다’란 밴드가 휴대폰 창에 뜬다. 가입을 하고 보니 사진을 취미로 하는 동호회다. 회원 수가 꽤 많다. 다양한 카메라로 찍은 작품들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뒷모습이라 함은 사람만 대상으로 하는 줄 알았다. 아니다. 사람은 물론이고 동물과 식물의 뒷모습도 다양하게 올려놓았다. 진부한 고정관념을 깨는 작품성에 반한다.밴드 대문에 황혼의 노부부가 노을을 바라보며 강가에 앉아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한 여유로움이 뒷모습에서 느껴진다. 황혼과 노부부를 잘 매치시킨 작품이다. 나도 그들처럼 잘 익을 수 있을까. 다시 뒤태에 매료될 사진 한 장이 뜬다. 포스팅에 의하면 어느 봄날의 사진으로 초원에서 남편이 핸드폰으로 찍어준 것이라 한다. 긴 머리에 화관을 쓰고, 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인의 뒷모습에 반한다. 남편은 아내의 모습이 얼마나 예뻤을까. 호기심이 발동한다. 괜찮은 뒷모습을 보면 그것으로 만족하면 될 터인데 앞모습이 궁금해지는 건 무슨 심사일까. 첫 사진을 올리기 위해 폰 속에 저장된 앨범을 펼쳐본다. 언젠가 산길에서 찍었던 비구니 수도승의 사진이 눈길을 끈다. 허름한 장삼을 두르고 홀로 산길을 내려가는 스님의 뒷모습에 햇살이 내려앉았다. 길게 늘어뜨린 걸망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흔들거렸다. 분주한 세상에 무슨 볼일이라도 있는 것일까. 포스팅과 함께 밴드에 올린다. 기분 좋은 환영의 댓글이 줄을 잇는다. 어느 회원이 올린 코스모스의 뒷모습에 반한다. 바람이 부는 들녘이다. 훤칠하게 웃자란 코스모스가 바람을 타는 모습은 고개가 꺾어질 듯 위태롭다. 갈대숲이 바람결에 쏠리듯이 무리 지은 코스모스가 몸을 가누지 못한다. 회원은 들길을 앞으로 살짝 밀고, 꽃잎의 뒤태를 살렸다. 어머니의 품속처럼 아늑한 초가집의 뒷모습에 반한다. 지붕 위에 박꽃이 아름답다. 저녁연기가 피어나는 찰나의 순간까지 담은 수준 높은 작품이다. 초가삼간의 내막이 궁금하다. 사람이 살고 있을까. 연기가 있는 풍경이 좋아 댓글을 달며 촬영한 장소를 물어본다. 박꽃을 심고 저녁연기가 나는 그곳에서 순수한 자연인을 만나고 싶다. 길을 가다보면 뒷모습이 유난히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멋진 모습만큼이나 잘 살아 온 사람일 게다. 등이 쓸쓸해 보이는 사람은 마음도 외롭다고 했던가. 타인에게 비친 나는 어떤 모습일까. 반할 만큼 멋진 모습은 아닐지라도 기댈 수 있는 푸근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뒷모습에 반하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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