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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대신에 문재인 정부를 출범케 한 것은 광장에 모인 시민의 힘(시민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일부 사람들의 비윤리적인 일탈로 시민이 거리에 나온 것이다. 하여간 풀뿌리 민주주의에서 오는 시민력은 2010년 초반부터 중동의 민주화 바람에서도 입증된 바가 있다. 즉 튀니지에서 시작된 시민들의 ‘나비효과’의 외침은 북아프리카 중동 전역을 변혁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처럼 시민의 평화적이고 자발적인 힘은 어떤 보수를 바라거나 정치적 권력을 획득한 것이 아니면서도 큰 변화를 만들었다. 모처럼의 이러한 변화의 물결이 인류 보편적 가치인 공생공영공의주의 길로 가야 할 것이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적으로 1980년 후반에 이르면서 민주화의 바람을 타고 사회전반에 나타난 많은 변화 가운데 가장 눈에 두드러진 것 중에 하나를 든다면, 시민운동이라는 NGO(비정부단체)활동의 대두라고 할 수 있다. NGO 활동은 정치경제사회의 전반에 걸쳐 일어나면서 이들의 기능과 역할을 이해하지 않고는 급변하는 조류를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고 만다. 그러므로 최근 교회와 신학계도 NGO를 통한 선교전략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20세기 중후반까지만 해도 정부의 역할은 확대되었고, 정부의 능력에 대한 신뢰가 극에 달한 소위 ‘큰 정부’가 주종을 이루며 세계적으로는 미국과 구소련을 양 축으로 하는 냉전체제를 형성했다. 그러나 20세기 종반에 이르면 냉전체제가 몰락하고, 각국 정부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긴축재정을 하면서 ‘작은 정부’로 변화했다. 이러한 정부의 자리를 메우는 기제로서 NGO가 부상하여 여러 측면에서 정부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글로벌시민 스스로의 자율성에서 출발하는 NGO 활동은 시대적 대세라고 볼 수 있다. 오늘날 세계는 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인 브렉시트,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신고립주의, 중일영토 분쟁, 한반도를 둘러싼 일본의 독도영토권주장, 김정남 피살사건, 한국사드배치에 따른 중국경제보복, 지속적인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발사, 이후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문재인과 김정은의 제3, 4차의 남북정상회담(2018.4.27, 5.26), 곧 이어서 트럼프와 김정은과의 싱가포르에서의 정상회담(6.12) 등 한마디로 동북아 정세는 변화무쌍하다.
글로벌시민들은 앞으로 한반도를 중심한 동북아 정세가 어떻게 안정화될 것인가에 많은 염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6천 년 간 하나님의 한으로 남아 있는 ‘하나님나라’는 이 땅에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가. 우리 세계는 보다 복음적이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세계가 될 수 있는가. 우리 세계를 지탱하고 있는 힘은 무엇이며, 인간은 그 방안을 쫒아가고 있는가. 이러한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교회와 신앙인은 어떤 모습으로 이 사회에서 살아가야 하는가. 누가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가. 세계교회는 오늘날의 세계질서인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와 삶의 양식에 대하여 복음의 정신과 양립할 수 없다고 분명하게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교회는 현대사회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파묻혀 그 영향력과 지도력을 상실하고 다분히 선언적인 저급한 차원에 머무르고 있을 뿐이다. 한국교회 역시 이 시대의 빛과 소금이 되기보다는 물질만능주의와 기복신앙에 매몰되었을 뿐만이 아니라, 대안적인 삶의 소망을 보여주고 영성적 양식을 보여주기보다는 잘못된 관습에 편입되거나 때로는 이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교회구조에서 탈피할 수 있는 대안적인 성찰이 필요한 시기다.
이러한 시점에 교회와 섭리기관 차원은 물론 사회적 목회의 차원에서도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방안을 내놓을 수 있는 연구가 절실한 때라고 생각된다. 오늘날 정부실패와 시장실패에 의한 극심한 양극화 현상은 사회정치적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시민 스스로의 힘을 모을 수 있는 NGO 활동이다. 시민정신과 영성, NGO 활동가의 양성을 위한 새로운 이해, 목회자 및 전문가 양성, 풀뿌리 공동체를 위한 공동체 확산을 새로운 정보와 이해를 위한 논의구조가 확보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원활한 NGO 활동을 위한 NGO 간의 협력, 정부협조 파트너십, 국제협력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NGO 활동 선교전략 등 논의될 다양한 문제들을 구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것이 NGO 활동을 통하여 하나님나라를 완성할 수 없지만 한 발자국씩이라도 전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응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 바이다.
오늘날 NGO는 국가부문과 시장부문과 함께 한 사회의 중요한 축으로 등장한 것은 부정할 길이 없다. NGO는 무엇보다도 국가와 시장에 대한 견제와 비판, 사회적 정의와 시민권리의 강화, 그리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서비스 제공으로 국가와 시장의 대안으로 새롭게 부각된 제도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에 따라 교회의 선교전략도 이에 대응해 나아갈 중요한 시점에 있다. 이에 본서는 이러한 환경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전문적으로 NGO를 통한 선교전략을 이해하고자 하는 학도 및 전문가들에게 작은 참고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적었다. 책의 출판에 있어서 먼저 하늘부모님과 참부모님에게 영광을 드리오며, 또한 물심양면으로 아낌없는 도움을 주신 본 대학교 Thomas Selover 총장님을 비롯한 여러 교수님들, 교정 등으로 수고하신 선학유피대학원대학교출판부 관계자 여러분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