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사라져 가는 한국의 서정 - 7080 그때 그 시절 영상에세이
사라져 가는 한국의 서정
  • ISBN
    978-89-5658-626-7 (03810)
  • 저자
    김윤희 지음
  • 제본형식
    종이책 - 무선제본
  • 형태 및 본문언어
    246 p. / 152*225 / 한국어
  • 가격정보
    13,000원
  • 발행(예정)일
    2019.11.27
  • 납본여부
    납본완료
  • 발행처
    선우미디어
  • 키워드
    사라져가는 한국의 서정; 7080 그때 그 시절; 진천; 충북 여성수필가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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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에서 태어나청주대 사회복지행정대학원을 졸업하였다.200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하여 한국문인협회, 한국수필가협회, 대표에세이문학회 회원. 충북수필문학회 부회장, 진천문인협회 부회장. 중부매일「삶&수필」, 충청일보「시평」의 고정 필진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수필집으로 2011년 ≪순간이 둥지를 틀다≫, 2015년 ≪소리의 집≫이 있으며, 2019년 ≪사라져가는 한국의 서정≫을 출간한다. 대표에세이문학상, 충북예술인공로상을 수상하였고, 일곱빛깔 수필교실과 도서관에서 수필을 지도하고 있다.e-mail. yhk3802@hanmail.net
요약.본문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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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나무 길>5릿길 남짓, 땀 흘리며 걷던 학교 길,덜컹대는 비포장 신작로 가로수 길은책보 속에서 달각대는 필통 소리 맞춰미루나무 그늘 속 쓰르라미도 자지러졌습니다논 뜯는 농부들의 새참 그늘막 되어잠깐씩 한여름 더위를 식혀주던 길,숙성해진 논배미에선 벼꽃이 꿈에 벙글고시나브로 아이들 꿈도 함께 자랐지요미루나무 잎새 뒤에 숨어 울던 말매미소리 귀에 아직 쟁쟁한데 세월 따라 사라진 나무가여기, 빛바랜 사진 속에 추억으로 머물러 내 어린 날 한 폭의 수채화가 되었습니다.덥다.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다. 장맛비인양 며칠 질금거리던 빗줄기도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다. 연일 ‘폭염주의보’ 안내 문자가 휴대폰에 뜬다. 달력에 적힌 숫자 8 밑에는 ‘입추’가 머쓱한지 제 몸 크기를 반으로 접은 채 눈을 껌벅인다. 미루나무 숲 매미소리 하나만으로도 더위를 한풀 식혀주던 시절이 아득하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땐 늘 추석 다음날 운동회가 열렸다. 4,5,6학년 부채춤과 기마전은 운동회의 하이라이트다. 하루 이틀 연습으로 될 일이 아니다. 여름방학이 끝나자마자 맹연습에 들어간다. 연일 운동회 연습으로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는 하굣길, 걸어서 오리나 되는 길을 걸어오자면 몇 번씩 쉬어야 한다. 그때마다 신작로 가에 우뚝 서 있던 미루나무는 우리들의 휴식처였다. 나무 그늘에 퍼질러 앉아서 돌멩이 주워 공기놀이하던 놀이터였다.나뭇잎 사이로 들려오는 쓰르라미 소리와 함께 우리들의 재잘거림이 녹아있던 나무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그대로일 것 같던 자연 현상도 세월 따라, 시절 따라 변해가고 있다. 미루나무 늘어서 있던 신작로는 모두 시멘트로 포장이 되었다. 대부분의 나무들은 논에 그늘이 진다는 이유로 베어지고 또 어느 곳은 벚나무가 대신 들어서 있다. 요즈음 아이들은 승용차를 타고 벚꽃 나들이를 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있을 터이다. 난 그 길에서 사라진 미루나무의 흔적을 찾으며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을 더듬고 있다.<우물가 빨래터>밤새 쌓인 시름, 말 못하고 가슴에 쟁인 하소연 한 대야씩 머리에 이고 우물가 빨래터로 향한다.양잿물, 독한 비누로 치대도 풀리지 않는 속앓이는빨래방망이에 힘을 실어 펑펑 두들겨 삭여내고,골골이 맺힌 마음 헹굼질 하던 그녀들의 아지트눈 흘기며 비벼댄 시부모의 찌든 옷가지와오달진 방망이질에 한결 누그러진 남편의 일복한바탕 쏟아낸 수다 속에 뽀얗게 땟물을 벗는다.시름겨운 여인들의 쉼터, 마을 샘가 빨래터는말갛게 헹군 빨래 속에 눅진해진 맘 머무는 아낙들의 열린 공간, 새 힘을 긷는 터였다.마을의 공동 우물이 사라진 지 오래다. 시집살이 오지게 한 여인이 이제 시어머니가 되어 며느리 부리며 호사하나 했는데 그게 아니다. 그 사이 세상이 급격하게 바뀌었다. 시어머니의 시집살이란 말 대신 며느리 시집살이란 말이 슬그머니 들어앉았다. 며느리 눈치를 보아야 하는 세상이다. 며느님이 안 계신 집안은 함부로 들어가서는 안 된단다. 아들이 좋아하는 반찬도 경비실에 맡기고 와야 한다는 말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70대 중반을 들어선 큰언니는 자기가 현명한 시어머니인양 아들네 아파트 경비실에 반찬을 맡기고 온다는 말을 의기양양 늘어놓는다. 내 딸이든 남의 딸이든 밥해 먹으며 출근하려면 아침에 얼마나 바쁘겠느냐. 보나마나 잠옷 아무렇게나 벗어던지고 출근 했을 게 빤한데 누가 어지러운 집안 꼴 보이고 싶겠냐며 며느리 입장을 백번 이해한다는 편이다. 처음에는 정말로 마음 깊이 이해가 돼서인지, 억지로 이해하려는 것인지 반신반의했는데 집안이 두루 편한 것을 보니 실제로 마음이 그렇게 돌아가는 모양이다.시집살이의 한을 마을 빨래터에서 펑펑 방망이질로 풀어내던 이야기는 낡은 사진 속 전설이 되었다. 아들 못 낳는다는 구박은 어느 시대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은 딸이든 아들이든 손주 안겨주는 것만도 고마워해야 한다. 며느리가 왕이다. 이제부터 나는 두 명의 며느리를 모셔야 하는 충직한 시녀 수업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 아니, 시녀 되는 것도 관운이 있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아들이 결혼 안 한다 할까 봐 노심초사다. 빨래터가 사라진 지금, 이래저래 낀 세대의 서글픔은 어디 가서 방망이질을 해야 하는가.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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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에서 활동하는 여성 수필가 김윤희가 <사라져 가는 한국의 서정>에서 7080세대들에게는 소중한 한국의 서정을 60편의 시와 에세이, 사진을 통하여 재현해 놓고 있다. <미루나무길> <우물가 빨래터> <어머니의 장독대><손 모내기> 등 일부는 사라졌고 일부는 사라지고 있는 그리운 것들, 귀한 자료를 모아 한 권의 책을 엮은 저자의 노력이 가상하다.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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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세대들이 기억하는 한국 고유의 자산인 풍물과 서정, 그리운 풍경들이 잊혀지고 사라져 가고 있다. 진천지역을 중심으로 한 사라졌거나 사라져 가는 66개의 풍경들을 사진을 곁들여 시와 에세이로 재현해 놓고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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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두레박 가득 그리움을 …… 41. 우물가 빨래터미루나무 길 …… 12우물가 빨래터 …… 15개미실 꿀샘 …… 18어머니의 장독대 …… 22초가지붕 …… 24가을볕 사랑 …… 28담배건조실 …… 31토담 골목길 …… 35제비 돌아올 날 …… 38하얀 면사포 …… 42창호지 문의 품결 …… 46은행나무 가로수 …… 492. 도리깨 타작옛 나무다리 …… 54손 모내기 …… 58들녘 탁아소 …… 61추곡수매 …… 64누에고치의 꿈 …… 68농심, 땅심 …… 70사이펀 저수지 …… 73나가 일등 한우여 …… 76도리깨 타작 …… 79오늘은 반상회 …… 84보릿고개 절구질 …… 863. 교련시간참외서리 …… 92국민학교 졸업사진 …… 95건들팔월  …… 99교련시간의 의미 …… 102고교 학도호국단 …… 104홰나무 거리 …… 108여고시절, 미선나무 …… 112사라진 학교, 지금은 …… 115조기 청소 …… 1192월의 축복 …… 123썰매타기 …… 126초가집 다락방 …… 1304. 백비의 침묵선돌, 돌벙거지 …… 136백비의 침묵 …… 139천석꾼 아들 …… 144물결 쉬어가다 …… 148농다리 버드나무 …… 153농다리 사연 …… 157완위각, 만권루 …… 160송강의 집 …… 163소습천(消濕泉) …… 167장수굴 …… 170사곡리 마애여래입상 …… 1725. 가래질 풍경사거리 풍경 …… 176민중의 지팡이 …… 180빨간 불자동차 …… 183삽질의 노래 …… 186가래질 풍경 …… 189눈 가린 세상 …… 193버스가 들어와요 …… 196탕탕, 오라잇 …… 198자전거 방울소리 …… 202왜가리 번식지 …… 206호주머니 사랑 …… 209설빔, 오방색의 꿈 …… 2126. 역사는 흐른다역사는 흐른다 …… 217적과의 동침 …… 218충혼의 향기 …… 221축전과 국상 …… 224역사는 흐른다 …… 226보재 선생이 그립다 …… 229그날의 함성 …… 233부창부수 …… 236그을음의 빛 …… 239소금소의 전설 …… 242종나무 …… 246
판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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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한국의 서정1판 1쇄 발행 | 2019년 11월 27일지은이 | 김윤희발행인 | 이선우펴낸곳 | 도서출판 선우미디어 등록 | 1997. 8. 7 제305-2014-000020 02643 서울시 동대문구 장한로12길 40, 101동 203호 ☎ 2272-3351, 3352 팩스: 2272-5540 sunwoome@hanmail.net Printed in Korea ⓒ 2019. 김윤희값 13,000원 ※ 잘못된 책은 바꿔 드립니다.※ 저자와의 협의하여 인지 생략합니다.※ 이 책은 2019년 충북문화예술육성지원금 일부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책에 쓰인 사진은 진천군청 김운기 사진작가로부터 협조 받았습니다.이 도서의 국립중앙도서관 출판예정도서목록(CIP)은 서지정보유통지원시스템 홈페이지(http://seoji.nl.go.kr)와 국가자료공동목록시스템(http://www.nl.go.kr/kolisnet)에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CIP제어번호: CIPISBN 978-89-5658-626-7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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