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호모 이밸루쿠스 - 평가지배사회를 살아가는 시험 인간
호모 이밸루쿠스
  • ISBN
    978-89-20-03795-5 (03370)
  • 저자
    김민주 지음
  • 제본형식
    종이책 - 무선제본
  • 형태 및 본문언어
    286 p. / 152*224 / 한국어
  • 가격정보
    16,500원
  • 발행(예정)일
    2020.10.15
  • 납본여부
    납본완료
  • 발행처
    지식의날개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 - 홈페이지 바로가기
  • 키워드
    시험 인간; 평가; 시험; 수능; 취업; 교육; 교육 시장; 승진; 진급; 근무 평정; 공무원 시험;
  • DOI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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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호모 이밸루쿠스와 평가지배사회 / 111장 일상을 살아가는 호모 이밸루쿠스 / 252장 호모 이밸루쿠스의 성장 / 533장 서로 닮아 가는 호모 이밸루쿠스 / 954장 권력을 마주한 호모 이밸루쿠스 / 1315장 평가시장, 호모 이밸루쿠스가 창조한 새로운 세계 / 1716장 호모 이밸루쿠스의 운수 좋은 날 / 2077장 진화하는 호모 이밸루쿠스 / 233에필로그 호모 이밸루쿠스가 평가지배사회에서 살아갈 방법 / 261참고문헌 / 275찾아보기 / 283
판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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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이밸루쿠스평가지배사회를 살아가는 시험 인간초판 1쇄 펴낸날 / 2020년 10월 15일지은이 / 김민주펴낸이 / 류수노펴낸곳 /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출판위원장 / 이기재편집 / 이두희, 명수경편집 디자인 / 이화서표지 디자인 / 이상선Copyright 김민주, 2020ISBN 978-89-20-03795-5 03370값 16,500원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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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김민주(金玟柱)동양대학교 북서울(동두천)캠퍼스 공공인재학부 교수평가, 재무행정, 문화정책, 관리, 계량분석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13년 3월부터 동양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공공인재학부장을 역임했고, 경인행정학회 연구위원장과 공무원시험 출제위원, 행정안전부의 지방공기업 평가위원 및 여성가족부의 청소년정책 평가위원을 지냈다. 현재 국회도서관 자료추천위원단 및 경기도 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 공적심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대학이 위치한 동두천시에서는 재정운용심의위원회,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 지역사회보장 대표협의체 등의 위원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재무행정학》(2019), 《공공관리학》(2019), 《시민의 얼굴 정부의 얼굴》(2018), 《정부는 어떤 곳인가》(2017), 《문화정책과 경영》(2016), 《평가지배사회》(2016), 《행정계량분석론》(2015), 《원조예산의 패턴》(2014) 등이 있다.minju0803@gmail.com
요약.본문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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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사회를 ‘평가지배사회’라고 진단한다. 우리 모두가 수없이 평가받고 평가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평가결과에 따라 행동과 생각은 물론이고 인생의 경로도 달라진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여러 차례 치러 왔던 시험의 결과가 우리에게 미친 영향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시험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평가는 우리 삶과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평가를 하는 행위나 결과가 이 사회를 만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5쪽, 〈머리말〉, 책의 첫 문단이 책에서는 평가를 뜻하는 단어 이밸루에이션을 사용하여 평가지배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을 ‘호모 이밸루쿠스’라고 지칭한다.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 모두가 호모 이밸루쿠스이기 때문에 이 책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가 호모 이밸루쿠스인지조차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이미 평가의 굴레 속에서 평가를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길들여져 있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6쪽, 〈머리말〉평가의 방식은 달라져도 평가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학교 등교가 어려워도 시험을 생략하지는 않았고, 취업 시험의 경우도 일정이 연기되고 장소가 달라졌을 뿐 시험이 없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다채로운 평가 방식이 등장했다. 시험 응시자는 각자의 집에서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시험 응시와 시험 감독 모두 비대면으로도 가능함을 보여 주었다. 그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호모 이밸루쿠스는 또 다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7쪽, 〈머리말〉인류는 호모 이밸루쿠스이다. 호모 이밸루쿠스라는 용어는 평가를 뜻하는 이밸루에이션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지배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을 말한다. 사소한 평가에서부터 나름의 형식을 갖춘 평가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모두 평가를 하거나 평가를 받으며 살아간다. 식을 해결하기 위해 먹는 순간 맛을 평가하고, 전자기기를 사용하면서 디자인과 기능을 평가하고, 여러 형태의 시험을 통해 평가를 받고, 남이 만든 음식을 평가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만든 음식의 맛을 평가받기도 한다.― 12쪽, 〈프롤로그〉, 본문 첫 문단인간은 어떠한 형태로든 평가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심지어 어떤 호모 이밸루쿠스는 죽어서도 평가를 받는다. 이른바 유명세에는 죽어서도 평가받는 것을 감수하는 불편함까지도 포함된다. 이렇게 보면 평가는 인간의 또 다른 굴레이다. ― 13~14쪽, 〈프롤로그〉교육의 효과란 평가를 통해 성과를 보여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으로 여기는 시대가 된 지 이미 오래다.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교육 효과가 있다는 말은 곧 시험과 같은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는 것과 동일한 말이 되었다. 그러니 당장 시험을 앞둔 호모 이밸루쿠스는 더욱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분주하게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교육기업에게 비용을 지불하면서 도움을 요청한다.― 16~17쪽, 〈프롤로그〉코로나-19는 평가지배사회의 건재함을 다시 한번 더 상기시켜 주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학습을 걱정하면서 동시에 학습의 결과를 측정하는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도 걱정했다. 이런 모습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평가라는 행위가 전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평가가 선택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평가는 이루어질 것인데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가 논의의 초점이 되었다. 코로나-19 이후의 사회에서도 평가지배사회는 건재할 것임을 보여 준다.― 20~21쪽, 〈프롤로그〉어쩌면 호모 이밸루쿠스라는 용어 자체의 낯설음이 있을 뿐이지 그에 대한 현실 사례를 찾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우리가 사소한 것에 대해서도 알게 모르게 평가를 하고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호모 이밸루쿠스답게 나 역시 지금 쓰고 있는 단어와 문장이 괜찮은지 수시로 평가하고 있다. 평가가 ‘알게 모르게’ 그리고 ‘수시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평가가 특별한 그 무엇이라기보다는 일상화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32쪽, 1장 〈일상을 살아가는 호모 이밸루쿠스〉대학에서는 별도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없이 학생들에게 매주 과제를 부과해서 제출하도록 하고, 매주 평가한 과제들의 점수가 최종 성적이 되는 수업이 있다. 학생들이 첫 몇 주간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과제를 정말 열심히 작성해서 제출한다. 그런데 학기 중반쯤 되면 매주 하는 과제가 이제 일상적인 것으로 여겨지기 시작한다. 매주 평가가 이루어지다 보니 처음 과제를 작성할 때보다 긴장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과제 작성과 제출에 대한 학생들의 긴장도가 점점 낮아지면서 일상화된 일로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33~34쪽, 1장 〈일상을 살아가는 호모 이밸루쿠스〉평가와 연관성이 가장 높은 단어는 교육부, 그다음은 교육청이다. 이는 평가가 교육과 관련해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가가 교육과 연관성이 높다는 것은 예상되는 일이기도 하다. 교육의 목적은 학습을 통한 역량 향상이고 그 수단으로 언제나 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더 쉽게 생각하면 평가의 수단으로서 시험이 바로 평가와 교육의 연관성을 높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언제나 교육은 시험을 통해 효과를 확인하기 때문이다.― 36~37쪽, 1장 〈일상을 살아가는 호모 이밸루쿠스〉우리에게 시험은 친숙하고 익숙하다. 시험이 친숙하고 익숙한 이유는 분명하다. 오늘날 시대가 ‘경쟁’과 ‘자격’의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시험은 경쟁을 통해 우열을 가리고 그에 따라 자격을 인정해 주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우열을 가리거나 자격을 부여하기도 하고, 필요하다면 차등을 두기도 한다. 평가의 의미가 ‘어떤 대상에 대해 가치판단을 해서 인지적 차별성을 부여하는 행위’라고 할 때, 비록 시험이 진실을 밝혀 주는 것은 아니지만 한정된 조건이나 상황 내에서 가치판단을 해서 인지가 가능한 차별성을 부여하는 수단은 된다. 그래서 시험은 평가의 의미를 구현하는 데 상당히 유용하다.― 42쪽, 1장 〈일상을 살아가는 호모 이밸루쿠스〉점점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자격을 쟁취하려는 호모 이밸루쿠스는 시험에 더 친숙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경쟁력이 있는 사람을 가려내고 자격을 부여하는 데 시험만큼 편한 평가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46쪽, 1장 〈일상을 살아가는 호모 이밸루쿠스〉시험은 점수로 산출된 결과가 일종의 강력한 근거가 되어 경쟁우위의 지위와 자격 획득의 정당성을 확보해 주는 데 큰 기여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시험에 더욱 친숙해지기도 한다. 공식적인 시험을 통해 획득한 점수가 실제 실력과 얼마나 일치하는가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일단 점수 그 자체가 실력으로 인정되며, 이는 이어지는 삶의 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시험 점수는 어떤 행위의 정당성을 확보해 주는 강력한 근거가 된다.― 47~48쪽, 1장 〈일상을 살아가는 호모 이밸루쿠스〉어떤 호모 이밸루쿠스는 특정한 시험에서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서 계속 동일한 시험에 매달리고 있고, 또 다른 호모 이밸루쿠스는 자신의 실력의 한계를 알고 싶어서 끊임없이 시험에 응시하고 있다. 경쟁과 자격의 시대를 살아가는 호모 이밸루쿠스에게 시험이라는 평가도구는 평가의 일상적 삶의 단면을 보여 주는 가장 흔한 소재에 해당한다.― 48쪽, 1장 〈일상을 살아가는 호모 이밸루쿠스〉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호모 이밸루쿠스였을까? 갓 태어난 아기는 평가가 지배하는 세상에 내던져진 피투성의 존재이지만, 적어도 평가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호모 이밸루쿠스는 아니다. 다만 어른으로 불리는 먼저 태어난 호모 이밸루쿠스로부터 평가를 받으며 호모 이밸루쿠스의 참맛을 느끼기는 한다. 누구를 닮았네, 이쁘네, 잘생겼네 등으로 평가가 시작된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평가 환경에 노출된다.― 54쪽, 2장 〈호모 이밸루쿠스의 성장〉학교에 다니는 호모 이밸루쿠스는 시험시간에 직접 시험지를 받아서 혼자서 평가를 받지만, 그 평가에 대한 준비는 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다. 시험이라는 평가 준비에 매달릴 수 있는 여력을 지닌 사람은 모두 다 같이 매달리기도 한다. 특히 부모가 그렇다.― 60쪽, 2장 〈호모 이밸루쿠스의 성장〉미국에서 전체 인구 중 명문대 진학자 비율은 과거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러시아의 귀족제 최절정기 동안의 귀족 비율보다도 더 낮다고 하니 오늘날 명문대 진학은 더 치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61~62쪽, 2장 〈호모 이밸루쿠스의 성장〉승진 문턱에서 유리천장에 부딪힌 사람에게 승진을 위한 평가 준비는 남들보다 더 가중된다. 정말 월등히 평가를 잘 받으면 비록 유리천장이 존재하더라도 유리를 깰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평가에 더 매진할 수밖에 없다.― 80쪽, 2장 〈호모 이밸루쿠스의 성장〉호모 이밸루쿠스로 성장한다는 것은 평가의 결과가 어떤 특정한 것으로 결정된다는 것이 아니라, 평가지배사회를 익숙하게 받아들이며 그 속에서 나름대로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교육기관에서의 시험에서부터 사회생활을 하며 생산수단을 획득하고 그 속에서 생활할 때 경험하고 부딪히는 여러 평가는 곧 평가지배사회에 태어난 한 인간이 진정한 호모 이밸루쿠스로 성장해 가는 맷집을 기르는 과정이나 다름없다.― 88~89쪽, 2장 〈호모 이밸루쿠스의 성장〉선생님이 시험을 보겠다고 하면서 학생에게 시험에 대한 정보를 전혀 주지 않는다면 시험을 앞둔 학생은 상당히 막막해진다. 시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아무런 단서가 없기 때문이다. 학생이 가장 어려워하는 시험은 단순히 시험 범위가 많다거나 시험을 볼 내용 자체가 어려운 시험이 아니라, 시험을 어떻게 시행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이 주어져 있지 않은 시험이다. ― 96쪽, 3장 〈서로 닮아 가는 호모 이밸루쿠스〉평가나 그 결과에 대한 논란은 평가지표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가이드라인이 되는 평가지표 자체가 잘못되었다거나 불충분하다거나 공정하지 못하다거나 등의 논란이 그것이다. 평가에 대한 논란의 거의 대부분은 평가지표에 대한 논란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평가 목적에 대해서는 서로 동의하는 정도가 높은데, 그 평가를 어떤 지표에 따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상충하는 경우가 많다.― 98쪽, 3장 〈서로 닮아 가는 호모 이밸루쿠스〉질적지표의 경우도 질적인 측면을 어떻게 수치나 등급화된 점수로 부여할 수 있느냐의 논란이 항상 존재한다. 평가는 평가하는 사람이나 평가받는 사람이 지니고 있는 가치관이나 규범의식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다. 물론 평가지표마다 다시 각각 세부적인 평가 지침을 마련해 두고 있어 그에 따라 평가가 이루어지지만, 기본적으로 질적평가가 갖는 주관적 판단에 따른 평가결과의 편차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결과를 양적으로 수치화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과 비판이 계속 제기된다.― 101쪽, 3장 〈서로 닮아 가는 호모 이밸루쿠스〉평가지표가 평가를 보다 구체적이고 한정적으로 할 수 있게 설정해 주고, 평가지표는 다시 조작적 정의를 통해 일관성 있는 측정이 가능하도록 한다. 물론 조작적 정의를 통해 평가지표와 평가를 구체적으로 의미 규정을 지을 때 한계도 있다. 조작적 정의는 불가피하게 측정을 위해 설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평가지표나 평가의 모든 것을 다 담아내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평가의 실제적 활동을 위해서는 평가지표 내용의 조작적 정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108쪽, 3장 〈서로 닮아 가는 호모 이밸루쿠스〉평가를 위해서는 평가지표 마련이 중요하고 또 평가지표에 대한 조작적 정의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칫 그 행위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평가지표는 평가를 하기 위한 것일 뿐 그것이 평가의 모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111쪽, 3장 〈서로 닮아 가는 호모 이밸루쿠스〉평가는 철저한 권력행위이다. 평가의 의미 자체에서 평가가 권력행위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존재한다. 평가란 ‘어떤 대상에 대해 가치판단을 해서 인지적 차별성을 부여하는 행위’라고 했다. 가치판단을 해서 인지가 가능한 차별성을 부여한다는 것은, 부여하는 행위자와 부여받는 행위자 간 영향력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을 전제한다. 이 영향력의 차이가 바로 권력이 작동하는 토대가 된다.― 133~134쪽, 4장 〈권력을 마주한 호모 이밸루쿠스〉동남권 신공항 추진 사례는 평가권력의 관계에서 병을 통한 정치를 보여 준다. 평가권력을 대행하는 병이 갖는 영향력으로 인해 생기는 정치 사례인데, 이 사업이 대규모 정부사업이면서 대선 공약이었고 지역개발과도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정치적 관계가 견고히 형성되어 정부가 직접 타당성을 평가하고 결정하기에는 부담이 매우 컸다.― 159쪽, 4장 〈권력을 마주한 호모 이밸루쿠스〉평가는 거창하지 않더라도 일상을 살아가는 개개인에게는 거대한 권력처럼 느껴진다. 취업을 위해 학점이 중요한 학생에게는 평가를 하는 교수와의 권력관계에서 타자에 위치해 있는 것이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치고, 승진이 절실한 하급자가 평가를 하는 상급자의 비위에 맞게 행동하는 것은 당사자에게는 아주 현실적인 대응이다. 당사자에게는 미시적 권력에서 발생하는 권력 모습이 어쩌면 더 체감도가 높은 평가이자 강력한 영향을 주는 평가권력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167쪽, 4장 〈권력을 마주한 호모 이밸루쿠스〉우리나라 사교육 시장은 2015년에 이미 30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가를 고려해도 그 수준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추세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2007년에 월평균 22.2만 원이었던 사교육비는 2019년에는 32.1만 원으로 증가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2018년에는 72.8%, 2019년에는 74.8%로 나타났다.― 174쪽, 5장 〈평가시장, 호모 이밸루쿠스가 창조한 새로운 세계〉남자친구나 여자친구의 머리 스타일을 평가하는 것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지는 않지만, 평가를 할 때 일정 부분 비용이 발생한다. 평가하는 찰나의 순간이라도 해도 에너지와 시간이 소모된다. 신경을 쓰는 것과 같은 인지적 소비가 일어나는 것이다. 일상적 평가는 그 정도가 크지 않거나 일상의 하나로 여겨져서 비용으로 인식되지 않고 또 잘 보이지 않을 뿐이다.― 186쪽, 5장 〈평가시장, 호모 이밸루쿠스가 창조한 새로운 세계〉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운을 실력으로 여겨 좋게 평가받은 대상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달라진다. 심지어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일단 운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나면 그에 따른 후속 대우는 크게 달라진다. 초반의 차이는 평가 후 시간이 지날수록 증폭된다. 좋은 평가를 받으면 그 사람은 승승장구하지만, 거의 똑같은 실력을 지녔음에도 운이 좋지 않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사람은 잊혀진다. 초기 조건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난다는 매튜 효과나 더 많은 사람이 쓸수록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가 향상된다는 네트워크 효과 등이 이러한 현상을 설명해 준다.― 219쪽, 6장 〈호모 이밸루쿠스의 운수 좋은 날〉평가에서 운이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평가자들이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존재 가치를 낮추고 그들이 수행한 평가결과에 대한 의구심을 높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평가자들이 운의 영향을 인정하면 평가결과가 지나친 불평등을 야기하는 것을 완화할 수 있다. 스스로 평가를 잘 받은 사람은 평가결과가 일종의 보증 수표가 되어 허용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혜택을 누리는 경우가 많다. 아주 어려운 시험에 통과했다고 해서 오로지 그것으로만 사회적 대우를 지나치게 많이 받는 것은 자칫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하고 고착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222~223쪽, 6장 〈호모 이밸루쿠스의 운수 좋은 날〉개천에서 용이 나기 위한 기회 제공의 공공투자도 필요하다. 산골에 살아서 능력이 출중함에도 시험 정보를 몰라 시험 응시를 하지 못해 제대로 된 역량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 자신은 물론이고 국가적 차원의 손실이다. 공정과 정의가 화두인 우리 사회에서 평가에서 운이 좋고 나쁜 것에 따라 동등한 기회마저 갖지 못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공투자는 적어도 운 때문에 공정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해 주고, 동시에 동등한 평가 기회를 제공하는 데 기여한다.― 226쪽, 6장 〈호모 이밸루쿠스의 운수 좋은 날〉호모 이밸루쿠스는 평가지배사회를 살아가는 시험 인간이라는 점에서 이미 평가지배사회에 걸맞게 적응한 인간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경쟁하고 혁신하며 환경에 적응해 가면서 진화한다. 호모 이밸루쿠스라는 말도 인간이 평가지배사회에서 진화한 결과 얻게 된 별칭이다. 이러한 진화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234쪽, 7장 〈진화하는 호모 이밸루쿠스〉평가지배사회에서 호모 이밸루쿠스는 평가를 하거나 받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여긴다. 그래서 평가에 지배받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은 ‘새삼스러운 노력’이 없다면 끝내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평가지배사회에서 평가는 인간을 매우 효과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263쪽, 〈에필로그〉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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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능력시험 도중에는 항공기 이착륙마저 멈추는 나라.시험의 난이도는 전 국민의 관심을 받고, 그 결과에 모든 사람이 울고 웃는.나는 평가지배사회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시험 인간, 호모 이밸루쿠스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 대한민국 사람만큼 시험에 목매는 사회가 또 있을까?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쁘네, 잘생겼네 등의 평가 환경에 노출되고, 수없이 평가하고 평가받으면서 시험에 친숙하고 익숙한 호모 이밸루쿠스Homo Evalucus로 자라난다. 특히 공정이 최대 화두로 부각된 한국 사회에서 시험은 그 결과가 강력한 근거가 되어 경쟁우위의 지위와 자격 획득의 정당성을 확보해 주면서 가치가 나날이 높아지는 중이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평가를 하고 또 평가받는 것을 너무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평가에 지배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평가지배사회는 인간을 매우 효과적으로 지배하고 있고, 평가지배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인간은 그에 걸맞게 적응한 호모 이밸루쿠스가 되었다. 그리고 진화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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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 D-50,이 한 번의 시험으로 앞으로의 당신 인생이 좌우됩니다. 전 국민적인 관심 속에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18세 청소년들을 비롯해 한 해에 수십만 명이 이 시험에 응시한다. 시험 시작시간에 맞추어 전국 모든 관공서의 업무시간은 연기되고, 듣기평가 동안에는 비행기의 이착륙마저 일시 정지된다. 1년 동안 한국에서 치러지는 모든 시험과 평가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그리고 개개인에게는 일생을 좌우한다고 받아들여질 수능시험을 50일 앞두고, 우리가 살아가는 평가지배사회와 평가지배사회에 길들여진 시험 인간으로서의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호모 이밸루쿠스―평가지배사회를 살아가는 시험 인간》이 출간되었다.코로나-19 시대에도 시험 인간에게 평가지배사회는 건재하다. 지난 1월, 갑작스러운 불청객 코로나-19가 찾아왔다. 사람들은 집합과 모임을 꺼렸고, 대면 접촉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학교는 온라인으로 개학했고, 원격수업을 실시했다. 우리 사회의 모든 법칙이 바뀌었지만 단 한 가지, 시험과 평가를 실시해야만 한다는 사실만은 바뀌지 않고 모두에게 받아들여졌다. 학교에 갈 수 없어도 시험은 보아야 했다. 평가 일정이 연기되고 장소가 달라졌을 뿐, 시험은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였다. 시험 일정이 연기되자 수많은 시험 인간들의 아우성이 이어졌다. 오직 시험만이 나를 증명해 줄 수 있다는 듯이. 코로나-19 시대에도 평가지배사회는 건재했고, 그 방식은 달라지더라도 평가는 사라지지 않았다. 바뀐 세상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시험과 평가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시험 인간은 변하지 않은 그대로이다.평가지배사회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성찰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사회를 ‘평가지배사회’라고 진단하며, 평가지배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을 ‘호모 이밸루쿠스’라고 지칭한다. 시험과 평가는 학창 시절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취업, 승진은 물론이고 정부와 또 우리의 일터도 모두 평가 대상이 되며, 일상과 생활 속에서 평판이라는 또 다른 차원의 평가도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는 평가의 굴레 속에서 평가를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가 호모 이밸루쿠스인지조차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 모두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평가지배사회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시험 인간으로서의 호모 이밸루쿠스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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